건강칼럼

[부산일보] 유방암 환우회와의 소중한 인연
 글쓴이 : 마더즈병원
작성일 : 17-07-19 16:53   조회 : 310    

 

 

[기사 전문]

 

유방암 환우회와의 소중한 인연

 

<건강칼럼>

 

유방암 진료 의사로서 환우회와의 첫 만남은 2006년 핑크리본 유방암 강연 때였다. 당시 필자는 30대

중반 젊은 의사였다. 강당에는 수많은 환우가 모여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인 환우들이 박수와

호응을 해준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요즘도 10년 전에 수술받았던 환자들이 가끔씩 찾아와서 정기 검진을 받곤 한다. 10년 동안 꾸준히

환자들에게 신뢰받는 위치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의사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2003년

시골병원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시절을 가끔 떠올려 본다. 한 할머니가 나의 별것 아닌 손재주로

작은 시술을 받고 무릎 통증이 사라진 것에 감사해 수년 동안 손수 담근 김치를 보내줬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돈이 아니라 의료인이 쏟은 정성만큼 환자들이 더 많이 고마움을 표현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2010년 유방암을 치료하는 전문병원을 설립하게 되었을 때, 이전 병원에서 인연을 맺었던 환우들도

함께 따라오게 됐다. 그분들도 새롭게 조직을 만들고 꾸려 나가길 원했다. 그 이후 부산 유미회는

마더즈병원에서 시작돼 병원과 함께하는 동반자적인 모임으로 발전하게 됐다. 지금은 단순 친목을

넘어 암 치료를 받는 새로운 환자를 돕는 봉사단체로 거듭났다. 회원이 돌아가면서 매주 맡은 요일에

병원 로비에 나와 새로 오는 환자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유방암 진료 의사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환자 이름이 머릿속에 새겨져 있다. 환자들이 와서 치료를 받는

것은 그분들과 깊은 인연이 닿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연이었기에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해마다 와서 검사를 받고 가는 것이 아닌가, 의사와 환자의 인연으로 이 세상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환우들과 인연을 맺고 살다 보니 어떤 분은 먼저 돌아가시고, 그 분 가족의

경조사가 생기기도 한다. 단순히 환자가 아니라 내 이웃으로서 그들의 경조사에도 참여하면서 기쁘고

슬픈 일을 공유하고 있다.

 

삶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 앞에서 떄로는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남편의 아내이기도 하고, 부모의

딸들이기도 한 환자들이 용감하게 병과 싸우고 이겨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한 겸허함을 배우게

된다. 오늘도 환자들과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면서 삶의 마지막 여정까지 서로 배우고 돕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