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달콤한 유혹’ 성형필러의 두려운 진실…부작용 피해 심각
 글쓴이 : 마더즈병원
작성일 : 12-07-10 17:16   조회 : 8,423    
[쿠키 건강] ‘작은’ ‘사랑스러운’ 등의 뜻을 가진 프랑스어 ‘쁘띠’를 차용한 쁘띠성형이 최근 인기다. 깊은 주름 개선에 효과가 덜한 보톡스의 한계를 보완하고 20분 이내의 간편한 주사 시술만으로 얼굴 윤곽을 개선할 수 있다는 홍보에 특히 필러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하지만 필러가 가진 달콤한 유혹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숨어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의 한 의원에서 필러 시술을 받은 박은정(가명·여·30세) 씨는 부작용으로 인해 직장마저 포기해야 했다. 기형처럼 부풀어 오른 시술 부위가 의사의 처치로도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시술 받은 개인병원을 포함해 확실한 치료 방법을 제시해 주는 의료기관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받았다는 직장인 김지영(가명·여·43세) 씨의 경우, 부작용 치료 과정에서 필러를 긁어낸 부위에 인공피부를 이식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칼을 대지 않고 간편한 필러로 외모를 개선하려 했다가 외과수술을 받은 셈이다. 부작용 치료에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김 씨는 “필러를 맞을 때 50만 원 정도 지불했지만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5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고 하소연했다. 비의료인의 불법 시술이 아닌 의사를 통한 시술 또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이밖에도 많다.

의사의 필러 시술로 발생하는 부작용은 성균관 의대 강북삼성병원 연구진이 2010년 발표한 ‘안면부 이물 육아종 120례의 치험례’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육아종은 이물질 주변의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발생하는데, 연구결과 성형외과 치료를 받은 육아종 환자 120명 가운데 의사를 통해 진행된 이물 주입 시술이 전체의 23%나 됐다. 또 증상을 유발한 주입물질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환자의 수가 84명으로 70%에 달했으며, 원인 물질을 아는 경우에도 허가받은 의료용 필러로 시술받은 환자가 18%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의사의 시술로 인한 부작용 빈도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러의 부작용은 가려움증과 착색, 멍, 통증, 염증, 주입 물질의 이동 등 다양하다. 일시적 통증 등의 증상은 회복될 수 있지만, 혈관과 연관된 부작용은 해당 부위를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수준의 합병증이다. 정성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혈관이 많은 눈 주변에 잘못 주입된 이물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 실명으로 이어진 보고도 있다”며 필러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필러의 성분 차이, 즉 주입 물질의 인체 흡수 여부에 따라 부작용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인체에 흡수되는 필러는 분해효소가 있어 주사를 이용해 주입 물질을 제거할 수 있지만 흡수되지 않는 필러는 외과적 치료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더불어 병·의원마다 다른 시술 원칙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부작용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취재진이 필러를 시술하는 병·의원의 상담을 직접 받아 본 결과 가는 곳마다 시술 가능 부위와 사용하는 성분 등이 달랐다. 이마 필러 시술을 두고 A성형외과에서는 부위 특성상 시술이 어렵다고 밝힌 반면, B피부과에서는 시술을 환영했다. 필러의 성분에 대해서도 A성형외과에서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 반영구 필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B피부과에서는 해당 성분의 시술을 제안했다.

이벤트가 진행될 만큼 필러를 권하는 사회이지만 정작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는 의사들도 많다.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장충현 교수는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는 부작용 치료가 필요한 경우인데도 환자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흉 남는 치료를 기피하는 의사들이 있다”며 필러 부작용 치료와 관련해 일부 의료진의 행태를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필러 시술 전에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 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전문적 성격이 강한 의료기기라는 필러의 특성상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긴 쉽지 않다. 제조사 및 수입사의 제품 설명, 식약청의 의료기기 정보공개도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배경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 기댈 수 있는 건 오로지 의사의 말이다. 하지만 필러 시술과 부작용 치료에 대한 일관성이 의심되는 현 상황에서 그조차도 믿고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시술 체계와 부작용 치료 방법을 정립하고 정보의 근접성을 높이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의료진과 환자의 ‘때늦은 후회’는 계속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선 기자 ujuin25@kukimedia.co.kr